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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■ 인터넷 바둑과 나의 바둑판 이야기
    끄적끄적 2016. 6. 3. 00:15

    요즘이야 인터넷이 발달하여 컴퓨터로 인터넷 바둑을 주로 두지만

    뭐니 뭐니 해도 바둑은 손끝에 짜릿함이 전해지는 손맛이 제격이다.

    지금도 바둑알을 중지와 검지 사이에 올려 놓고 살포시 쥔 다음

    바둑돌을 '탕'하고 내려치던 그 짜릿함을, 그 손맛을 잊지 못한다.

     

   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바둑판도 변해왔으며 인터넷 또한 많은 발전을 해 왔다.

    4~5년간 바둑을 거의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바둑대결을 보고 나서

    그 것을 계기로 바둑TV에서 하는 바둑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간을 가지고는 한다.

    더구나 요즘은 잉창치배 때문에 관심이 더 많이 생겼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(엠게임)

       

       

     

    (한국기원 사이버오로 / 구 오로바둑)

     

    옛날 오로바둑 시절에 며칠간 친구와 자존심을 건 치수고치기 대결을 했던 때가 기억난다. ^^

    솔직히 그 친구가 나보다 센 것을 인정하는데

    바둑대회나 이런 치수고치기 같은 큰 경기에서는 내가 승률이 상당히 높았다. ^^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(타이젬)

     

    내가 치수고치기 하던 친구와 대학교에서 만들었던 바둑 동아리가 <두점머리>였다.

    그 인연의 연장선으로

    타이젬에도 <두점머리>라는 바둑동호회를 만들었었다.

    주로 대학 바둑 동아리 <두점머리>동문들이 주축이 되어 회원으로 활동하였으며

    일반인 회원들도 상당히 많이 회원가입을 하여 활동을 했었다.

    벌써 10수년전인데 용산에 가서 컴퓨터 부품을 바꾸고 카메라, 마이크를 갖추어 생방송으로

    바둑강의를 꽤 오랫동안 했었다.

    (사실을 바둑강의를 하면서 강의를 하는 내 실력이 가장 많이 늘었다. )

    인기가 많았던 것은 복기와 회원기보 해설이었다.

    당시에 타이젬의 최고 인기 아이디는 <불패소년>, <준끼>였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(장기판)

     

    타이젬 및 다른 인터넷 바둑사이트에서는 바둑 이외에 다른 보드게임도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.

    장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.

     

    초등학교시절에 나는 아버지 친구분들과 장기를 많이 두었다. 아버지께서 내 장기실력을 자랑하기 위해서

    친구분들과 국수내기 장기를 시키시곤 하셨다.

    뭐, 어른들끼리는 대폿잔을 주고 받으시고 국수를 좋아하는 나는 국수를 맛있게 먹고……^^

    어느 날부터 내가 바둑을 알게 되면서 바둑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장기와는 멀어지게 되었다.

    임해봉9단의 바둑 책과 사까다 9단의 <묘 시리즈>를 모두 사다 주시었다.

    지금도 다락방 어디인가에 사까다 묘 시리즈가 있을 것이다.

     

        

     

    (깔끔한 바둑판이다.)

     

    예전에는 고수들의 바둑을 보려면 KBS바둑왕전이나 MBC제왕전을 보는 것이 거의 전부였으며

    가끔 특집바둑중계방송을 통해서였다.

    KBS 바둑왕전은 고 김수영 사범님께서 해설을 하였고

    MBC 제왕전은 윤기현 사범님께서 해설을 하셨다.

    인터넷 바둑의 또 다른 묘미는 가끔은 고수, 그 것도 일반고수가 아닌 프로기사와의 바둑을 둘 기회도 있다는 것이다.

    내가 타이젬에서 열심히 활동했을 때는 프로기사와 2번 대국을 하였다.

    하오정 사범과 또 한명은? 생각이 나지 않는다.

     

    언젠가 김수영사범님께서 TV에서 생방송으로 바둑 해설을 하고 있는데 몸이 불편해 보이적이 있었다.

    나중에 사범님께서 직접 밝힌 것이지만

    술이 많이 취한 상태로 음주해설을 했던 것이라고 한다……^^ 

    한 잔 얼큰하도록 곡차를 하신 상태인데 바둑을 좋아하시던 윗분(?)이

    방송국에 생방송으로 바둑을 해설하라고 명령을 했다고 한다. ㅎㅎㅎ

     

    인터넷바둑이란 것이 좋은 점이 참 많이 있다.

    바둑을 둘 때 마다 내던 기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,

    매캐한 담배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고 (물론, 요즘에는 일반 기원도 많이 변했다.)

    비슷한 상대를 찾기가 쉬우며 라면을 먹으며 바둑을 두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, ^^

    고수들의 바둑을 눈치보지 않고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.

     

   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

    인터넷바둑을 두면

    내가 둔 바둑을 스스로 복기해 볼 수 있다는 것과 내가 둔 기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. 

    타이젬 같은 경우에는 파일로 나의 컴퓨터에 저장할 수도 있다.

     

    이러한 인터넷 바둑의 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

    나는 지금도

    검지와 중지로 바둑돌을 꽉 쥔 다음

    바둑돌을 '탕"하고 내려치던 그 손맛이 많이 그립다.

     

    인터넷 바둑의 가장 큰 단점은

    입으로 바둑을 둘 수 없다는 것이다.

    물론 대화 창을 통하여 대화를 주고 받을 수는 있지만 (요즘은 대국자는 대화 불가라고 한다.)

    옆에서 훈수도 하고, 그 훈수를 못하도록 막으며

    사람냄새가 나게 시끌벅적하게 두던 바둑이 나는 좋다.

    인터넷 바둑으로는 이 것이 불가능하다. 마주보고 나무 바둑판으로 바둑을 둘 때만 가능하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(일감호 축제에서의 바둑대회)

     

    왼쪽에서 두 번째가 나인데 4강에 올라간 것 같다.

    받은 상품은 바둑판이다.

    대학바둑 동아리 '두점머리'동문들과 지도교수님이시다.

     

     

    (이 후배만 만나면 흥분해서 내 문법도 다 무너진다......

    체면도 무너지고 유치해진다......

     누가 상수인지 동아리 밴드에 투표를 진행하였다. ^^)

     

    나에게는 개인적으로는 친하지만 바둑판아래에서는 서로 잡아먹지 못할 정도로 원수(?)인 후배가 있다.

    나이 50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런 유치한 장난을 하다니……ㅋㅋㅋ

    그래도 이 것은 바둑이 나에게 주는 또 하나의 행복이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약 한달 전에 '두점머리' 밴드에서 후배가 오래된 바둑판이 있다고 자랑을 하였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그래서 나는 더 오래된 것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을……에구 체통은 어디로……^^

    내 것은 졸업선물로 바둑 동아리 '두점머리'동문 후배들이 준 것이다.

    바둑판을 사용하지 않고 놀리려면 달라고 한다.

    그런데 안될 말이다. 그것 만은 줄 수가 없다. ^^

     

     

      

     

     (세월의 상처가 남아있는 것을 보니 오래되기는 하였다. )

     

    나는 또 하나의 소중한 바둑판을 가지고 있다.

    바둑을 좋아하시던 아버지께서 직접 은행나무를 구해다가 나무를 자르고 대패질을 하며

    직접 먹줄을 튕겨가면서 정성스럽게 만드신것으로 지금은 나의 소중한 애장품이다.

     

    자판기를 두드리고 있는 지금

    이 애장품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바라보고 있다. ^^

    이 바둑판은

    내가 늙었을 때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보며

   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수담을 나눌

    소중한 대화(communication)도구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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